우리들의 이야기/좋은 글

나를 다스리는 글

조태형 2012. 4. 11. 07:03




☆ 나를 다스리는 글 ☆ 

    재산이 많다 해도 죽어 가져갈 방도는 없고, 인물이 좋다 해도 죽어 가져갈 도리는 없다. 성인군자라도 늙음은 싫어하기 마련이고, 도학군자라도 늙음은 싫어하기 마련이다. 주변에 미인이 앉으면 바보라도 좋아하나, 주변에 노인이 앉으면 군자라도 싫어한다. 아파보면 달라진 세상인심을 잘 알수 있고, 늙어 보면 달라진 세상인심을 잘 알수 있다. 대단한 권력자가 망명신세가 되기도 하고, 엄청난 재산가가 쪽박신세가 되기도 한다. 육신이 약하면 하찮은 병균마저 달려들고, 입지가 약하면 하찮은 인간마저 덤벼든다. 일이 잘 되면 어중이떠중이 다 모이지만, 일이 꼬인다면 갑돌이 갑순이 다 떠나간다. 잃어버린 세월을 복구하는 것도 소중하나, 다가오는 세월을 관리하는 것도 소중하다. 여생이 짧을수록 남은 시간은 더 소중하고, 여생이 짧을수록 남은 시간은 더 절박하다. 개방적이던 자도 늙으면 폐쇄적이기 쉽고, 진보적이던 자도 늙으면 타산적이기 쉽다. 거창한 무대라도 공연시간은 얼마 안 되고, 훌륭한 무대라도 관람시간은 얼마 안 된다. 자식이 없으면 자식있는 것을 부러워하나, 자식이 있으면 자식없는 것을 부러워한다. 대개 자식없는 노인은 고독하기 마련이나, 대개 자식있는 노인은 심난하기 마련이다. 못배우고 못난 자식은 효도하기 십상이나, 잘배우고 잘난 자식은 불효하기 십상이다. 있는 자가 병들면 자식들 관심이 집중되고, 없는 자가 병들면 자식들 부담이 집중된다. 세월이 촉박한 매미는 새벽부터 울어대고, 여생이 촉박한 노인은 새벽부터 심난하다. 계절을 잃은 매미의 울음소리는 처량하고, 젊음을 잃은 노인의 웃음소리는 서글프다. 심신이 피곤하면 휴식자리부터 찾기 쉽고, 인생이 고단하면 안식자리부터 찾기 쉽다. 삶에 너무 집착하면 상실감에 빠지기 쉽고, 삶에 너무 골몰하면 허무감에 빠지기 쉽다. 영악한 인간은 중죄를 짓고도 태연하지만 순박한 인간은 하찮은 일에도 불안해 한다. 저명인사라도 자살은 신상문제이기 쉽고, 유명인사라도 자살은 경제문제이기 쉽다. 영웅이라도 속이 상하면 자살을 생각하고, 호걸이라도 몸이 아프면 자살을 생각한다. 누명을 쓰고 자살하는 것은 항변의지이나, 허물을 피해 자살하는 것은 현실도피이다. 있는 자는 향유하기 위해 음식을 먹지만, 없는 자는 연명하기 위해 음식을 먹는다. 초년의 건강이 노년까지 가기란 쉽지 않고, 초년의 호강이 노년까지 가리란 쉽지 않다. 고생끝에 낙이 온다 해도 약하면 소용없고, 고생끝에 복이 온다 해도 죽으면 소용없다. 종말이 온다 해도 희망의 꿈을 심어야 하고, 종말이 온다 해도 희망의 꿈을 가꿔야 한다. [월담하여 보쌈해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