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하다"는 지적에도 꿈쩍 않는 박근혜 계산
· [ 최재혁 기자 ]
경선 룰 바꾸더라도 완승할 것 같은 박근혜… "오만으로 비칠 것"지적에도 꿈쩍 않는 건…박근혜의 철칙 - "오픈프라이머리 도입되면 정당의 존재 이유가 없다"
우려하는 시나리오 - 오픈프라이머리 치르면 야권 지지자들이 '역선택'
박근혜 기세는 한풀 꺾이고 야권은 안철수 단일화 통해 순식간에돌풍 일으킬 수도 2007 패배의 기억 - "이겨놓고 룰 때문에 진 경선… 친박 그 누구도 건의 못해"
새누리당 비박계 주자 3인이 10일 대선 경선 불참을 시사하며 배수진(背水陣)을 쳤지만 친박 진영은 꿈쩍도 않았다. 친박 핵심 관계자는 "완전국민경선제에 대한 박근혜 전 대표의 부정적 입장이 워낙 확고하다"고 했다. 일부 친박 의원들은 "자기네들 말을 안 들으면 판을 깨겠다는 식의 요구에는 응할 수 없다"며 '경선 불발'을 감수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친박의 반대 논리
친박의 한 핵심인사는 "박 전 대표가 자신의 유·불리 때문에 반대하는 게 아니다.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한다고 박 전 대표가 경선에서 지겠느냐"면서 "그럼에도 반대하는 이유는 정당선거의 원칙에 관한 문제로 보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 전 대표가 작년 10·26 재·보선 지원으로 정치를 재개하면서 '정당정치의 위기와 복원'을 명분으로 내걸었는데, 일반 국민들이 100% 참여하는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하면 당원과 대의원의 역할이 줄어들어 정당의 존재 이유가 없어진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친박 의원들은 "여야 간에 동원 경쟁이 불붙는 것은 사실상 대선을 두 번 치르는 것"이라며 "선거에 들어갈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했다.
친박 인사들이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 현실적으로 가장 우려하는 것은 '역(逆)선택'이다. 친박 관계자는 "여야가 같은 날 경선을 하더라도 확실한 대선주자를 갖지 못한 야권 또는 좌파진영에서 박 전 대표에 상처를 내기 위해 새누리당 선거인단으로 등록해 다른 후보에 투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친박 측은 비박 주자의 진의도 의심하고 있다. 한 친박 인사는 "어떤 주자는 순전히 박 전 대표를 흠집 내려는 목적으로, 어떤 주자는 조금이라도 득표율을 높여 차기(次期)를 노리려고 이런 주장을 하는 것 같다"며 "또 한 명은 당을 떠나기 위한 명분으로 이를 활용하는 것 같기도 하다"고 했다.
그는 "진심으로 당을 걱정하는 것이라면 일단 후보 등록부터 하고 경선룰을 논의하자"며 "그렇게 진심이 확인된다면 선거인단을 늘리거나 전국 순회경선 등 방법은 얼마든지 양보할 수 있다"고 했다.
◇"오만하다 비칠까 걱정되지만…"
친박들 역시 경선이 불발되면 박 전 대표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친박 핵심관계자는 "당 밖의 사람들을 만나보니 '어차피 이길 텐데 왜 양보를 하지 않느냐'는 얘기를 하는 사람이 많더라"라며 "그게 '오만하다'는 인상으로 바뀌게 될까 우려된다"고 했다. 그는 "어떤 대선주자든 국민들이 오만하다고 느끼는 순간 선거에서 어려워지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친박 인사들도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새누리당 경선이 흥행이 되는 게 박 전 대표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에 공감하고 있다. 완전국민경선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정 수준의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누구도 선뜻 이런 이야기를 박 전 대표에게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한 비박계 의원은 "아무도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지 못하는 상황에서 박 전 대표는 원칙만 고집하는 꽉 막힌 이미지가 굳어지고 있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박 전 대표가 2007년 경선 패배의 충격 때문에 경선 룰 협상에서 더 원칙을 강조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친박 관계자는 "2007년 경선은 우리가 이겨놓고,룰 때문에 졌던 선거"라며 "그런데도 박 전 대표가 결과를 깨끗이 수용했고, 이제 그 룰대로 경선을 하자는 박 전 대표에게 룰을 바꾸자는 이야기를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경선 흥행 실패로 박 전 대표의 기세가 한풀 꺾이고, 야권이 1단계 당내 후보 선출, 2단계 안철수 교수와의 단일화를 통해 일거에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것이 가장 걱정스러운 시나리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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