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이야기/세상사는 이야기

[다신][목민심서]충신(忠臣)은 간(諫)할 줄 알아야

조태형 2013. 5. 15. 04:53

 

[다신][목민심서]충신(忠臣)은 간(諫)할 줄 알아야
 
 윤창중 전 청와대대변인의 성추행사건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습니다.
당사자는 성추행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대통령의 해외순방을 수행하는 고위공직자가
새벽까지 음주를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도저히 용서가 되지 않습니다.
박근혜대통령은 임기 초반부터 인사문제로 국민에게 실망을 주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대통령에게 충언(忠言)을 간(諫)하는 충신(忠臣)이 없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중국의 역사상 황제로서 큰 이름을 얻은 사람이 많지만, 
그런 모든 사람 중에서도 특별히 세상에 많이 알려진 사람 중에는 
광무제(光武帝)라는 후한(後漢)의 초대 황제가 있습니다.


 


유수(劉秀)가 본 이름이고 문숙(文淑)이라는 자(字)로 많이 알려졌습니다. 
광무제가 무위(武威)라는 고을의 태수(太守:지방장관)로
임연(任延)이라는 사람을 임명했습니다. 
임연은 머리도 뛰어나고 인품도 훌륭했으며 
학식도 넉넉하여 어려서부터 성동(聖童:성인 같은 아이)이라고 
호칭될 만큼 인물이 대단했습니다. 
그에게 태수의 임명장을 주면서 광무제는 당부합니다.



  “상관을 잘 섬기어 명예를 잃지 않도록 하라”고 경계했습니다. 
그러자 임연은 말합니다.
“신이 듣자옵건대 충신(忠臣)은 사정(私情)에 매이지 아니하고 
사정에 매이는 신하는 불충(不忠)하다 합니다. 
바른 것을 이행하고 공을 받드는 것[履正奉公]이 신하의 도리이요, 
상관과 부하가 한통속이 되는 것은 폐하의 복이 아니오니, 
상관을 잘 섬기라고 하신 말씀은 신은 감히 말씀대로
받들 수 없습니다.”라고 황제에게 따졌습니다. 
그랬더니 황제가 탄식하면서 “그래. 경의 말이 옳소”라고 답했다는 것입니다. 
『목민심서』「예제(禮際)」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상관을 잘 섬기라는 말이 그렇게 나쁜 말이 아니건만, 
지엄한 폐하 앞에서 감히 말씀대로 따를 수 없노라고 답변할 수 있는 
그런 신하, 황제의 잘못된 생각을 바르게 고치도록 간(諫)할 수 있는 신하가 많을 때에만 
나라는 바르게 다스려질 수 있음을 다산은 강조하려고 그런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공직자란 ‘이정봉공(履正奉公)’, 올바른 일만 이행하고 공(公)을 받드는 것이 중요하지 
잘못된 상관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세상에서 
상관만 잘 섬기는 일은 국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그런 바른 정신이 임연에게는 있었습니다.

 바로 오늘 우리의 공직자들이 지녔으면 하는 마음 자세가 그런 것이 아닐까요. 
국민은 물론 여야 정치인이 대부분 자질이 부족하다는 사람들이 고위공직자로 임명되었는데, 
그런 상관에게 제대로 간하고 공정(公正)을 주장하지 못하고
잘 섬기기만 한다면 나라가 어떻게 될까요.
대통령만 쳐다보는 체제가 되어 어느 누구도 직언을 하지 않으니 걱정입니다.

  그래서 다산은 대원칙을 선언했습니다.
“상관의 명령이 공법(公法)에 어긋나고 민생에 해를 끼치는 일이라면 
의당 의연하게 굽히지 말고 확연히 자신을 지키도록 해야 한다.
(唯上司所令 違於公法 害於民生 當毅然不屈 確然自守:「禮際」)라고 말하여, 
공법과 민생을 위해서만 상관의 지시에 응해야지 
그렇지 못한 어떤 명령에도 따라서는 안 된다고 명확하게 밝혔습니다. 



신하가 임금에게 간하지 못한다면 그는 간신(奸臣)이지 절대로 충신은 아닙니다. 
지금의 총리나 장관들은 옛날로 보면 대신(大臣)들입니다. 
대신들은 인재를 추천하는 일이 기본적인 임무였습니다. 
모두가 자질이 부족하다는 사람을 고위공직자로 임명해도 
어느 누구 한 사람 대통령에게 간하는 사람이 없으니, 
이렇게 충신이 없고서야 도대체 나라가 어떻게 될까요. 
『목민심서』를 읽다보면 괜스레 나라가 걱정되어 근심에 잠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우리 고위공직자들이 다산의 목민심서를 읽고
심기일전(心機一轉) 하기를 바랍니다.

 

☞출처: 엉터리전도사 (boss576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