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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나는 내가 장인인인 것을 감사한다

조태형 2013. 3. 3. 08:56

[화제][장애인]가끔 나는 내가 장애인인 것을 감사한다



스웨덴 수영 국가대표, 세계 장애인 선수권대회에서 4개의 금메달 획득, 스톡홀름 음악대학 현대음악과 졸업, 구족화가 협회 작가, 성가대 지휘자, 가스펠 싱어, 도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협연, 전 세계인 언론으로부터 '천상의 목소리' 격찬, 가수 겸 작곡가로 15년간 9장의 앨범 출시, 스웨덴 국영방송 다큐멘터리 '목표를 향해' 주인공,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일본 등 10개국 언어로 출판된 베스트셀러 저자 등.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보통 사람 같으면 한 가지 분야에서도 성공하기 힘들 텐데 레나 마리아는 수영선수이자 화가로, 가수이자 작곡가로, 그리고 베스트셀러를 쓴 작가로 멋진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녀에게는 두 팔이 없으며 왼쪽 다리도 오른쪽의 절반 길이인 30cm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중증 장애를 지니고 있던 그녀는 어떻게 자신의 불운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일까? 그녀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가끔 나는 내가 장애인인 것을 감사한다. 나는 대부분 다 해낼 수 있다. 그리 간단하지는 않지만 살아가는 것이 어렵지 않다. 남들과 사는 방식이 조금 다를 뿐이며 장애는 하나님이 내게 주신 특권이다."

레나 마리아 (Lena Maria)는 1968년 9월 28일 스웨덴의 중남부 하보마을에서 태어났다. 출생 당시 그녀의 몸무게는 2.4kg에 불과했다. 병원에서는 두 팔이 없고 한쪽 다리마저 짧은 그녀를 보호소에 맡기도록 권유하였다. 그러나 그녀의 아버지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비록 두 팔이 없지만 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가족이다."

아버지 로루프 요한슨과 어머니 안나 요한슨은 레나를 정상아와 똑같은 방식으로 양육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레나를 장애인이라고 특별대우를 하면서 키우지 않았으며 모든 걸 혼자 힘으로 해 나가도록 만들었다. 한 번은 정원에서 놀고 있던 레나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급한 목소리로 도움을 요청하는 레나에게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저기 울타리까지 굴러가 보렴. 울타리에 기대면 혼자서도 일어설 수 있을 거야."

부모의 눈물겨운 정성과 헌신 덕분으로 레나는 점차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3살 때부터 수영을 시작했고 18세에 국가대표가 되었다. 왼발로 펜을 잡고 글을 쓸 수 있게 되었으며, 발가락으로 뜨개질을 해서 스웨터를 만들고, 십자수와 요리, 피아노 연주, 그리고 자동차 운전에 이르기까지 정상인과 똑같이 생활하고 있다. 게다가 그녀는 매우 밝고 명랑하게 행동한다. 초등학교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질문을 하면 레나는 손대신 발을 들고 흔들면서 '저요, 저요'를 외쳤다고 한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다음과 같은 조크를 건네기도 하였다. "팔이 없기 때문에 반지나 장갑을 잃어버릴 염려가 없어서 참 좋습니다."

물론 레나의 도전이 순탄하게 이뤄진 것만은 아니다. 한쪽 다리로 똑바로 일어서 걷는 데는 3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고 혼자서 옷을 입기까지에는 1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야 했다. 그 기간 동안 그녀는 끊임없이 시도하고, 실패했다. 그렇지만 그녀는 자신의 상황을 절망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는 자신의 장애에 대해 인생의 점핑보드와 같다고 말했다. 다이빙대의 발판인 점핑보드처럼, 장애가 인생을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시켜 준다는 뜻이었다. 결국 그녀는 자신의 말처럼 세상을 향해 더 높이 도약하는데 성공했다. 1986년, 세계장애인 수영선수권에 출전한 레나는 50m 배영 종목을 포함해 4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시상대에 올라선 그녀의 모습을 지켜 본 스웨덴 국민들은 뜨거운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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