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족일 경우 며느리는 최하위 계급에 속한다. 시부모님·시고모, 당숙들 틈에서 이리저리 눈치보며 일하기 바쁘고, 남자들끼리 모여 노는 것의 심부름까지 해주어야 한다. 아이들 챙기는 건 물론 조카들 수발까지 하느라 꼼짝없이 '지옥절'이 되기 십상. 명절 아침 차례를 지내고 설거지를 끝내고 나면 우리는 시어머니를 모시고 여자들만 찜질방에 가서 하루를 놀다 온다. 운전을 할 줄 아는 동서는 물 좋은 찜질방을 미리 알아놓고는 우리를 데리고 간다. 찜질방 가는 것은 명절 하루 종일 밥만 차리고 뒹굴뒹굴하다가 하루를 다 소일한다며 시어머니가 먼저 제안을 하신 것. 잠도 자고, 수다도 떨고, 화투도 치면서 하루 종일 놀다 배가 고프면 구운 달걀과 식혜도 사 먹는다. 명절 음식이 집에 가득하지만, 일부러 점심·저녁을 모두 사 먹고 들어온다. 남자들은 그동안 집에서 자기네들끼리 밥을 차려 먹고 설거지를 하고 화투를 치거나 리모컨을 돌리고 있다. - 연경진(결혼 6년차) 내기를 좋아하는 우리 집. 뭘 해도 돈을 거는 것이 우리 집 남자들의 습관이다. 노래방에 가더라도 점수가 얼마나 많이 나오느냐를 두고 내기를 거는 게 아니라 내가 부르는 노래가 몇 점쯤 될 것이다를 미리 배팅해놓고 노래를 부른다. 정확하게 점수를 맞히는 사람이 1만원씩 낸 판돈을 다 가지고 간다. 물론 그 돈은 들어올 때 치킨과 맥주 등을 사는 데 다 쓰지만. - 이은희(결혼 3년차) 한 번씩 팔씨름을 한다. 우리 집 팔씨름의 여왕은 칠순이 가까운 시어머니. 시골서 농사를 지으시다 보니 팔힘이 보통이 아니시다. 우승자에게는 소 앞다리 하나를 살 수 있는 금일봉(5~6만원)이 전해진다. 당연히 금일봉은 시어머니 차지시다. 명절 음식을 대충 다 먹고 난 뒤에 소 앞다리를 하나 사다가 푹 고아서 드신다. - 김은경(결혼 3년차) 아이를 한둘 낳은 집은 명절이 되어도 손자까지 합해서 6명이 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결혼 안 한 시동생이나 시누이는 친구들끼리 논다고 나가버리면 집은 썰렁 그 자체. 핵가족의 가장 큰 단점이자 장점은 단출함. 집 안에 있으면서 시시껄렁한 명절 방송을 보느니 나가버리는 게 훨씬 산뜻하다. 시어머니는 아들만 둘을 두셨다. 남편이 장남이다. 시동생은 아직 결혼을 안 했다. 집안이 모여봐야 시부모님 두 분에 남편과 나 그리고 우리 딸뿐이다. 시동생은 친구들이랑 놀러 나간다. 명절이라고 해도 평소와 같다. 그나마 명절 분위기를 느끼려고 아예 밖으로 나가버린다. 고궁 같은 데 놀러갔다 외식을 하고 들어온다. 안 그러면 정말 하루 종일 TV만 끼고 살아야 한다. - 우명진(결혼 5년차) 친척이 없어서 명절에 인사를 가는 일도 없고, 오는 사람도 없다. 간혹 한두 명 정도가 오긴 하는데 그 사람들을 기다리느라 하루 해가 다 간다. 그게 나뿐 아니라 시어머니에게도 스트레스였는지 시어머니가 시아버지와 아예 밖으로 나가버리셨다. 두 분이 명절에 어디 간다는 소문이 나자 그나마 오던 사람들도 안 오게 되었다. 그 덕분에 시어머니는 시아버지와 영화관에 다니시고, 우리는 아이와 함께 자동차 전용극장에 간다. - 김채경(결혼 3년차) 3박 4일 정도의 명절 연휴 동안 가족 해외여행을 한다. 2박 3일 코스로 잡아놓으면 딱 맞다. 작년에 우리는 여름휴가를 안 간 대신 사이판으로 가고, 시부모님은 홍콩으로 가셨다. 재작년에는 제주도에 갔었고, 3년 전에는 설악산의 콘도에 갔었다. 올해는 시부모님을 모시고 5박 6일로 캐나다에 가려고 하는데 일정이 아직 안 잡혔다. 여름휴가 때 법석을 떠는 것보다 추석 때 놀러가는 게 훨씬 싸고 좋다. - 남은희(결혼 3년차) ♣ 떡 만들기 콘테스트 같이 놀고 같이 일하면 일하는 것도 나름대로 재미있다. 남자들이 하기 가장 좋은 건 송편 빚기. 남편들의 솜씨 품평회를 해서 가장 잘한 사람이나 노력한 사람에게 '인기상'으로 선물을 준다. ♣ 우리 집 천하장사 뽑기 가족이 많다면 팔씨름, 닭싸움, 씨름 같은 유치해 보이는 놀이를 한다. 여자들도 팔씨름, 고스톱의 여왕 뽑기 등을 해보는 건 어떨지. ♣ 명절 음식은 no! 산뜻하게 외식을 한다 가족이 없으니까 명절 음식은 조금만 해서 제사상에만 올렸다가 나중에 싸가지고 가고, 대신 가족끼리 분위기 있는 데 가서 외식을 한다. 시부모님들은 젊은 사람들이 다니는 데 모시고 가면 좋아한다. ♣ 놀이공원에 간다 아이를 데리고 민속촌이나 놀이공원에 간다. 자고로 놀이공원은 사람이 없을 때보다 많을 때 가는 게 더 재미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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