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죽고 너도 죽을 그런 세상을? 기형아가 자라서 엄마를 잡아먹으려 한다. 김동길
“너 죽어도 흙이 되고 나 죽어도 흙이 된다.” <춘향전>에 나오는 한 마디입니다.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청와대에 사는 대통령도 죽으면 흙이 되고, 남대문시장에서 떡볶이 파는 아주머니도 죽으면 흙이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정치란 왜 있습니까. 너도 잘 살고 나도 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자유민주주의라는 정치이념과 정치체제가 그런 세상을 만들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믿고 서구의 여러 나라들이 힘써 오늘의 선진국이 되었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도 히틀러나 뭇솔리니나 프랑코 같은 독재자들이 나타나 행패를 부리고 죄 없는 사람들을 무수히 잡아 가두고 때려죽이는 만행을 거듭했지만 모두 소탕해 버리고 이제 건강하고 살기 좋은 나라가 되고 있습니다.
진나라의 시황제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독재자는 자기의 권력을 영구히 유지할 수 있다고 믿고 국가를 하나의 큰 감옥으로 만들고 누구도 마음대로 드나들지 못하게 합니다. ‘철(鐵)’의 장막, ‘죽(竹)’의 장막이 그래서 필요한 것이지만 그런 장막은 언젠가는 철거되게 마련입니다.
한반도에는 분단되어 두 개의 판이한 정치집단이 벌써 70년 가까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전쟁을 한 번 치른 적도 있지만 으르렁대면서 오늘도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남쪽의 대한민국 어린이들은 북에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도 모르고 ‘우량아들’이 되어 철모르고 살고 있고, 북쪽의 인민공화국 어린이들은 날마다 “남반부의 미제 앞잡이들을 타도하자”는 구호만 매일 되풀이하며 자라고 있습니다.
요새 대한민국 정치판에는, 이상한 집단이 고개를 들고 나타나 매우 의기양양합니다. 사실은 유산될 태아였는데 엄마가 하도 튼튼하여 세상 빛을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빌빌하더니 잘 먹이고 잘 재워 이놈이 기형아가 되어 엄청난 무게를 자랑하게 되었습니다.
이놈이 저를 키워준 대한민국을 잡아먹겠다는 겁니다. 이놈이 대한민국 땅에서 잘 먹고 잘 살면서도 반드시 적화통일을 하고야 말겠다는 겁니다. 공공연하게 ‘김일성 만세, 김정일 만세, 김정은 만세’를 부르게 되었습니다.
오늘 한반도를 ‘김 씨 왕조’가 다 다스리게 되면, 나는 물론 죽지만 나만 죽는 게 아니라 너도 죽어야한다는 사실을 미리 밝히기 위해 이 글을 씁니다.
“조만식박헌영을 처형하는 놈들이 나만 죽이고 너는 그대로 둘 것 같은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서둘러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konas) 김동길 (www.kimdonggill.com) |